(42분 39초)
(커피 사오고 대화 시작)
김남수: 아까 매듭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잖아요? 유심히 보게 돼요. 그 형태를. 옛날에 문자의 기원 중에 매듭 모양이나 개수나 매듭끼리의 관계나 중요한 기원 중에 하나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결속 문자라고도 하는데 동아시아에서는 서괴문자라고도 하더라고요. 서 자는 서브라임하다는 뜻인거 같아요. 괴는 이제 매듭이라는 뜻인데. (우한나: 매듭이 서브라임하다는 뜻인가요?) 네 그런 문자를 계속 쓰고 한자 넘어갈때도 흔적이 남아있다고 하더라고요. 서괴문자가. 그래서 누군가에게 생명성이 강한 그런식으로 굴곡이 있고 박자감처럼 형태가 되어있으니까 저게 분명히 누군가에게 타전하는 메시지나 기호일꺼 같아요.
우한나: 뭔가 비슷한 의미로 포도를 좋아하는거 같아요. 포도랑 원래는 마늘도 만들고 싶었거든요. 마늘의 구조 겹겹이 감싸는.. 굉장히 예쁘지 않아요? 마늘 색깔이? 약간 나방색 같기도 하면서 묘하고 베이지 핑크톤에 약간 보라색도 있고 아이보리색도 있고 겹겹이 있는 그 마늘을 너무 만들고 싶은데 그게 포도처럼 효과적으로 나올 자신이 없어서 마늘 만들기를 포기했거든요.
김: 포도는 어떤 이유로 좋아하시는데요?
우: 포도는 맛을 좋아하시도 하고 볼때마다 제가 보기에 아름답기도 하고. 조각상에서도 포도를 조각하는걸 보면.. 제가 최근에 시칠리아를 갔었는데 거기에 하얀색 조각상이었는데 포도를 들고 있더라고요. 근데 그 돌을 깎아서 포도를 만든다는건 뭘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나의 통인데 알알이 되어있는거라고 느껴지게 깎는다는게 어떤걸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그리고 최근에 바쿠스라는 인물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 인물의 상징, 표현하는 이미지들, 그 인물의 장난기나 괴기스러움을 다 좋아하니까 자연히 포도가 굉장히 일상에서 볼 때 마다 그냥 포도인데도 뭔가를 상기시켜서 흥미롭게 하는..
김: 이걸 포도색으로 볼 수 있을까요?
우: 그럴수도 있고. 또 어떤 분이 저를 보라색을 정말 다양하게 쓰는거다. 사실 이건 다 보라색이다 라고도 보시는 분이.. (김: 오 어떻게 그렇게 멋있는 말을.. 통찰이 있으신데요?) 우한나는 보라색만 쓰는 작가고. 큐레이터분이 하셨어요.
김: 굉장히 hallucination이 강한 작가세요. 환각이요. 머릿 속 환각이.. 그리고 그분 말씀.. 환각으로 들어가는 마술극장의 입구가 보라색으로 되어있다고 하더라고요. 두가지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오렌지톤 입구가 있고 퍼플톤 입구가 있다. 오렌지 톤은 비행기 타고 가다보면 지구 호라이즌 끝에 불타고 있죠. 그거를 되게 지양하는 작가도 있어요. ... 포도는 몇 개 떨어져있는데 떨어진 포도는 빨간쪽으로 이동을 한거 같기도 하고요.
우: 네 맞아요. 그리고 더 조글조글한 천을 쓰기도 했어요.
김: 빨갛게 되면 어떤 느낌을 가지시나요?
우: 저는 빨간 거를 무서워해요. 그래서 레드를 대놓고 작업에 쓴 적이 거의 없어요. 좀 무서운거 같아요. 그래서 중국을 못가요 (웃음)
김: 중국은 예쁜 빨강이 아니잖아요.
우: 예쁘지도 않고 심지어 빨강이 너무 무섭고.. 제가 저 옷걸이를 처음에 버건디 레드를 뿌리고 시작을 했는데 저한테 도전을 주기 위해서 했을 정도로 레드를 기피하죠.
김: 그래도 안 쓸 수 는 없죠?
우: 그렇죠.
김: 레드 중에 어떤 레드를 무서워한다 그런게 있으신가요. 아니면 일반적으로
우: 보랏기가 있는 레드는 편한거 같은데. 근데 진짜 레드 붉은 악마 레드는 여러 레이어로 받아 들이는거 같아요.
김: 빛의 레드가 있고 물질적인 레드가 있잖아요. 지금 말씀하신 보라색에서 빨강으로 넘어가는거는 빛에 가깝죠. 루돌프 슈타이너 좋아하세요?
우: 뭐하는 사람이죠?
김: 그 사람이 러시아에서 번성한 신지학회. 약간 인도의 탄트라, 러시아 정교, 신비주의 섞어서. 근데 슈타이너가 여기서 영향을 받게 됐는데 탈퇴하고 인지학회를 만들었어요. 그 사람이 색채의 본질이라는 책을 썼는데요. 색을 좀 특별하게 썼죠. 색에 진동하는 변화라든지 색이 변해가는 길 위에서의 읽기 이런걸 재밌게 풀이를 했는데요. 근데 포도가 저게 여러알이잖아요. 여러 알이 뭉쳐져 있는 걸 좋아하시는 거에요?
우: 네
김: 한 알로는 의미가 없네요?
우: 없지는 않아요. 근데 한 알은 여러알이었기 때문에 한 알인게 의미가 있는거지 여러알인데 왜 얘 혼자있지 이랬을 때 의미가 있는거 같아요.
김: 저런 포도 모티프로 작업을 꼭 포도 형태가 아니더라도 작업을 하시나요?
우: 저 이번에 처음 해봤어요.
김: 드레스가 지금 말씀하신거랑 좀 부합하는.. 이 트랙들이 흘러내리는 방식들이 개별적이면서 전체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우: 저는 그 단어를 되게 좋아해요. 오합지졸 (웃음) 어떤 개더링하는걸 좋아하는데 제가 개더링 하는걸 좋아하지는 않고 개인적인 사람이고 술자리도 싫어하고. 그런데 모여서 뭔가를 해내는거에 쾌감을 느끼는데. 저도 언젠가 그걸 원하는거 같기도 하고 내가 필요할 때 뭉쳐서 뭔가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고. 그런게 작업이 많이 들어나는거 같아요.
김: 이육사가 저런 시퍼런 청포도라는 시를 썼잖아요. 혹시 그 시 좋아하세요?
우: 아 알죠.
김: 서울대 국문과에 갔는데 거기 교수님이랑 친분이 있어요 그래서 대학원생 제자들이랑 같이 얘기를 하는데, 청포도라는 시가 너무나 중요하다. 왜그러냐했더니 한 알마다 하늘이 들어와 박힌다고 그게 알에 하늘이 들어와 박힌다는게 뭐냐. 그랬더니 하늘이라는게 하나의 세계를 뜻하는데 포도색이 하늘색으로 물들었다는게 아니라 하나의 행성들이다. 수많은 행성들이 합쳐져있는 별무리같은거죠. 그렇게 해석을 하더라고요.
우: 너무 이해가 가요.
김: 이해가 가시죠? 실제로 봤더니 그렇게 쓰여져 있어요. ... 근데 마늘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데요? 마늘 색을 그렇게 푸는 분은 처음 뵙네요.
우: 마늘 진짜 예뻐요. 저희가 깐마늘 간마늘만 봐서 그렇지 (웃음) 그리고 마늘 깐거도 되게 이뻐요. 그 색이 네이플스 옐로우의 색상이거든요. 나폴리 옐로우. 보면서 너무 예쁘다고 생각이 들어요.
김: 지금 말씀하신게 깐마늘 되기 전의 마지막 한 겹을 말하시는 거죠? 혹시 사진있어요? 마늘 마지막 내피 찍은 사진 있어요?
우: 아니요. 지금 제가 찍은 사진은 없는데요.
김: 밤껍질 벗기고 속껍질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마늘하고 그거랑 관계가 있네요. 그거를 보늬라고 부르거든요. ‘늬‘가 들어가는 한국말은 4개인가 밖에 안돼요. 무늬 하늬 보늬. 그리고 오늬라는 말이 있어요. 화살을 끼우는 오목한 부분이에요. 라면 같은거 뜯을려면 뽀족한 부분이 있잖아요. 좋은 문명은 오늬가 잘 디자인된 문명이거든요. 동남아나 중국가면 잘 안뜯어져요. 그거를 잘 디자인하는거.. 근데 지금 말씀하신게 보늬가 있는 마늘이거든요. ‘늬‘는 신의 무늬라는 뜻이래요. 늬자체가. 신의 어떤 표시라는 거죠. 근데 보늬는 생산력이랑 관계가 있다고 해요. (우: 음~ 그게 있어야 번식하기가 좋은가?) 그것이 씨앗을 종자를 감싸고 있는건데 제가 조금더 사실 얘기를 드려야되는데 그 얘기가 너무 흥미로워서 연상이 되어서. .. 마늘 있잖아요. 마늘이란 말도. ‘늘‘이라는 뿌리말에서 변화된 말이거든요. 하늘이란 말이 있고. 그늘이란 말이 있죠. 오늘. 그리고 마늘. 그리고 몇 개 더있어요. 그걸 전체를 묶어서 서늘이라고 하거든요. 서늘하다. 그리고 바늘도 있고 미늘도 있고 몇가지가 있는데 중요한건 그 네가지입니다. 하늘, 오늘, 마늘, 그늘. 근데 ’늘‘은 늘 그러하다 시간의 흐름속에서 동행하면서 한가운데라는 뜻이잖아요. (우: 그 ’늘‘이에요? 마늘의 ’늘‘도?) 그 ’늘‘이에요. 제가 언어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보고 그랬어요. 근데 식물에 생명체에 ’늘‘이 들어간건 유일하고 아마 ’마‘가 많다 다 합쳐서 생명의 대표로서 시간성을 가진 아이콘인거 같아요. (우: 그렇구나. 괜히 끌린게 아니였네요.) 그렇죠. 보면 마늘이랑 쑥을 먹어라 그런거처럼. 근데 마늘에 색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들어요.
우: 마늘 너무 이뻐요. 찍어놓은게 있을텐데 찾기 힘들겠다.
김: 마늘과 포도라고 하니까 너무 재미있는 발상인데요?
우: 근데 또 저 포도를 마늘로 보시는 분도 있었어요. 철제 만들러 갔더니 철공소 아저씨들이 마늘 아니여? 이러는 거에요. 마늘 아니에욧! 이랬는데 (웃음)
김: 재밌는데요? 마늘이 주렁주렁 이렇게..
우: 마늘의 형태가 확 있고 곡선을 그리면서 싹 빠지는데 그것도 이쁜거 같고 약간 복조리같이 생기기도 했잖아요.
김: 육쪽마늘 좋아하세요 편마늘 좋아하세요 (웃음)
우: 저는 그냥 남해마늘이 좋더라고요. (웃음) 남해마늘이 풍미가 있고 그리고 유럽에 있을때는 남프랑스쪽 마늘들이 알이 이만해요. 그거를 그냥 빻아서 바게트빵에 버터넣고 생마늘 빻은거 넣고 먹으면 너무 맛있어가지고. ... 마늘 좋아하세요?
김: 네.. 옛날에는 후라이팬에 구워서 먹고 그랬는데요 제가 작년 4월에 결혼하고서는 그럴 기회가 없었어요.
우: 왜요 싫어하세요?
김: 임신 출산 때문에 싫어하죠.
우: 그렇죠. 향이 또 세니까.
김: 근데 우한나 작가님처럼 매듭으로 어떤 뭐라할까.. 야릇한 초연결이라고 할게요.. 뭔가 심상치않은 연결. 저런 연결을 하면서 포도와 마늘과 어떤 보라톤의 맥락으로 있잖아요.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거처럼 오합지졸이라고 말하셨는데 굉장히 무질서하기도 하고.. 아 이렇게요? 아 이 색이요? (마늘사진)
우: 완전.. 이걸 벗기면 또 컬러가 나오거든요. 네 말씀하세요.
김: 오합지졸이라는 표현도 뭔가 예쁜 형태가 아니라 유동화되고 리듬화되는 형태를 좋아하시는 거에요?
우: 그런거 같아요. 저는 뭔가 악단도 좋아해요. 뭔가 엉망진창인 악단같은데 음악이 즐거운 것들?
김: 보통 예술의 전당가서 연주하기 전에 음을 맞출 때 나는 소리도 좋아하세요?
우: 그것도 좋아하는데 아마추어의 악단도 되게 좋아해요. 제 다음 작업은 악단이랑 할려고 하고 있어요. 돈이 없어서 기금 써야돼요.
김: 음악은 돈이 진짜 많이 드는데요. 그리고 음악가들이 저항하는데요. (우: 어떻게요 저한테요?) 음악가들은 자기의 하이퀄리티를 항상 보여줄려고 하고 연마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과도한 긴장이 작용해서 릴렉스한 느낌으로 하겠다는 느낌도 있지만 대체로는 반대되죠. 그리고 한국에는 존케이지처럼 그렇게 하는게 아직도 레디컬한거고 그걸 구현하기도 버거운 상태죠.
근데 저렇게 넥타이나 긴 천들이 특정한 무늬나 패턴처럼 보이도록 늘여 뜨려져있는데요, 저걸 어떤걸 뜻하거나 참조해서 만드신거에요?
우: 뭔가 늘어지는 긴것들이요? 참조한건 없고 뭔가 매달리고 묶이고 할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모양이여서 그걸 계속 가져가는거 같아요.
김: 약간 뱀처럼 보여요. 뱀무늬 같기도 하고 근데 완전히 뱀무늬의 프렉탈은 아니고 거기서 살짝 빗겨나있는.
우: 넝쿨같은거를 참고하는거 같기도 해요.
김: 뱀을 좋아하세요?
우: 뱀 이쁘죠. 원래 미니뱀이라고 아세요? 손가락 마디만한 뱀있어요. 그걸 되게 키우고 싶었는데 그걸 사러갔다가 고양이를 데리고 왔어요. (웃음)
김: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거는 한국에 잘 소개는 안되어있지만 고정되어있는 서사거든요 이야기들이 있는데 거기서 슬쩍 빠져나가세요. 작품도 뱀인듯한데 뱀이 아닌거죠. 그게 저는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체로 작가들은 미지의 서사를 만나면 그거를 충실하게 액츄얼라이징하려고 하거든요. 근데 그런 성향이 아니신거 같아요.
우: 그래서 좀 힘들었던게 저를 이게 맞는거지? 그러면 저는 그건 아니거든요 (웃음)
김: 그러니까 미술은 물체 액체 상태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죠. 그리고 퍼지의 논리라는게 있잖아요. 그때그때 다른거에요. 아까는 그랬지만 그런거를 작업에서 많이 강조하시는 편이세요?
우: 굉장히 강조하죠. 가장 대표적으로 드러낸게 듀플렉스를 가운데 놓고 여기에는 비오는날의 슬픔을 뒀고 여기에는 비오는날의 기쁨을 두었거든요. 그런 극과극의 어떤것들은 섞이는게 아니고요 절대 섞일 수 없어요. 근데 같이 있어요. 동등하게. 뭐하나 커지지 않게. 저는 그게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항상 그거를 작업에 표현할려고 하고. 그게 이 공간을 구성할때도 다소 더럽고 엉망이고 벽이 부서진 이 사루비아에 내가 만든 이 공간을 집어넣을 때 공간 비율도 얘가 단일면적은 적겠지만 존재감은 동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든 작품에 다 그런 요소들이 있을꺼에요. 저는 그게 되게 중요한 사람이어서. 제가 학교다닐 때 혼자 공상하면서 만든 조각작업이 있었는데 철사로 만든거였는데 ‘세상의 기본단위’라는 어마어마한 제목을 지었어요. 어떻게 만들었냐하면 하나의 갈래에서 서클을 그리면서 순환하는데 어느순간 두 개로 갈려요. 하나는 곧게 곡선을 그리고 돌아오는데 하나는 찌글어지면서 곡선을 그리고 돌아와서 다시 하나가 되는데, 뭔가 로고스 파토스를 이야기할 때 저는 극도의 이성은 비이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극도의 비이성은 곧 이성이고. 그게 항상 같이 있고 그래서 절대 선도 절대 악도 개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구분할 수 없기도 하고. 혹시 마그니토 아세요?
김: 모르겠는데요?
우: 엑스맨 안보셔요? 영화에.. 쇠를 주관하는 돌연변이인데 그 사람 이름이 마그니토에요. 그사람이 절대 악처럼 묘사가 되는데 저는 선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그런 상태를 주목하는 편인거 같아요.
김: 마그니토면 자석하고 관계가 있나요?
우: 네 자석에 반응하는 모든 물체를 자기 멋대로 할 수 있어요.
김: N극 S극 맘대로 바꾸기도하고.
우: 네 그리고 마음에 안들면 빌딩에 손만 뻗으면 빌딩도 철골조가 있기 때문에 다 뿌실수 있어요.
김: 이야 그렇군요. 그러면 엑스맨에는 안나오지만 아이언맨이랑 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우: 이기지 않을까요
김: 이기겠네요. 무조건. 제가 조금 답답한게 마블 코믹스에 히어로들이 많잖아요. 근데 자연력을 쓰는 히어로들이 금속 로봇공학을 쓰는 아이언맨한테 못당하는게 신경질이 나더라고요. 엑스맨은 지금 세상이 다음 공업혁명이라고 하면서 제4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아이콘이고. 내가 네오-데카르트에요. 제가 봤을때는. 인간의 테크놀로지로 다 지배할 수 있다는. 그거 때문에 망했는데.. 근데 마그니토는 뭔가가 연결이 되네요.
우: 그쵸?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하나있는데 스톰이라는 캐릭터인데.
김: 저는 마그니토 캐릭터는 모르겠는데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음.. 원래 이제 돌이라는게 자성체였다잖아요. 자성체인데 어떤 큰 바위 자철광이 많이 든 바위를 돌도끼로 내리치면 자철광이 마이너스 전화를 많이 품고있기 때문에 그 불꽃에 의해서 땅번개라 만들어져서 하늘로 올라간다. 본래 마이너스 전화는 구름이잖아요. 구름이 가지고 있고 위에서 밑으로 벼락이 치는건데. 옛날 사람들이 돌도끼를 발명한 것이 거대한 자석 형태의 바위를 내리쳐서 번개신의 권능을 나눠가질려고 그랬다더라고요. 번개도끼와 돌도끼라는 책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랬더니 아주 재미있는 옛날의 신라 김유신이 별이 떨어졌는데 그 성 내에서 연을 날렸다고 하잖아요. 연을 날린게 아니라 번개를 쏘아올렸다는.. 그니까 횃불을 달아서 별이 날아간다고 되어있는데 사실은 더 정확히는 신의 성격이 다 번개신이잖아요. 염화(?) 제우스 인드 치우천왕. 토르 .. 전부 번개 신이니까. 그거를 쏘아올릴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백남준이라는 사람이 텔레비전에 기계를 가지고 하는데, 자석을 가져다 대죠. 저는 그게 되게 흥미로웠어요. 자석을 가져다 대니까 거기 안에 있는 고전압 고전류 색을 내보이잖아요. 하여튼 엉뚱한 생각이긴한데 그게 다시 번개를 움켜잡기위한 행동이 아니였을까.. 자석은 여전히 마이너스 전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아주 어릴때는 전류는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흐른다고 배웠거든요? 근데 고등학교를 갔더니 아니 그거는 옛날이고 사실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흐르는거야 그래서 헷갈리기 시작을 한거죠. .. 마그니토로 작업을 해도 재미있겠는데요?
우: 저 작업 했었어요. 징검다리 쇠다리를 만든적이 한번있어요. 혹시 시청각이라고 아세요? 시청각에 조그맣게 바닥이 꺼진 부분에 쇠다리를 만들고 뭔가 복수를 꿈꾸는.. 제가 했던 전시가 복수를 꿈꾸는 사람이 매일 자기 자신을 단련하는 공간으로 시청각을 쓰고 있다라는 서사를 가지고 했는데, 좁은 쇠다리를 만들고 자기의 균형감각을 단련하는 (웃음) 그런 마그니토의 브릿지라고 했어요. 연관이 없을수 있겠지만 저는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했던 작업이었어요. 그리고 그 전시때 고철이 되게 중요한 거여서 야드비가의 식탁이라고 이름을 짓고 그 복수를 감행하는 자의 무기고를 만들었어요. 뾰족뾰족한 고철로 만들어진 식탁을 경사있게 두고 거기에 파스타라던가 포크 이런게 꽂혀있고 복수의 무기인지 뭔지 모를듯한 사물들이 올려져있는 두기도 하고.. 그랬었죠..
김: 그니까 선과 악이 한국 사회처럼 도덕적인 판단을 많이 하는 곳에서는 분리되어있잖아요. 근데 이웃한 일본만해도 둘이가 마치 돌아가는거처럼 어느 시점인가 어느 지점인가 묻게 되잖아요. 너는 지금 악의 상태에 있는가 선의 상태에 있는가. 우리가 봤을떄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잖아요. 선이면 선이고 악이면 악이지. 우리가 일본을 오해하는 이유 중 하나인거 같아요. 우한나 작가님 그런 관점이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관심이 있어요. 우리가 잘 없는.. 작가들한테 잘 없거든요. 예술이 정치적인 흐름을 많이 반영하다보니까 옳은 작가 공공미술에 참가하는 작가가 대세를 이루잖아요.
우: 그런 편이긴 하죠.
김: 어떻게 발현되는가가 중요할거 같은데. 또 옛날얘기를 드리면 한자로 ‘신’ 자가 조상 이거 에다가 펼 신 자를 쓰거든요. 펼 신 하나만 가지고도 신을 뜻한대요. 펼쳐낸다 전개한다. 빛이 있으라하니 빛이 생긴다처럼 느껴지는데. 갑골문은 (이렇게 되어있고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우: 꼬여있네요. 나선형으로) 하나는 위에서 내려와서 꼬여있고 다른 하나는 아래서 올라와서 꼬여있어요. 그거를 디자이너 고혜이라고 있잖아요. 그 양반이 쓴걸 보니까 번개 소용돌이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번개 소용돌이랑 땅에서 올라오는 번개소용돌이가 새끼를 꼬는 장면이라고. 저렇게 새끼를 꼬는 것이 번개가 새끼를 꼴 수 있다는 그게 신이다. 너무 훌륭한 비유였어요. 지금 마그니토랑 매듭을 만드는 방식이 연관성이 있을거 같아요.
우: 저는 작업할 때 제가 신이라고 생각하고 하거든요. (웃음)
김: 그래요? 그럼 영락없이 그거네요. 어쩌면 조물주의 잃어버린 권능을 회복하는 예술가. 원래 예술가가 그랬잖아요. 그랬다가 20세기 넘어오면서 피카소를 중심으로 뒤샹 중심으로 조폐공사를 밝히죠. 돈 찍어내는 기계. 그걸 잃고서 지금 요모양 요꼴이 된거잖아요. 그니까 일차적으로는 조물주의 위상을 회복하는 운동. 그게 많이 필요하다고....
(오디오 끊기면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