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is the woman hanging from the 13th floor window. Her hands are pressed white against the concrete molding of the tenement building. She hangs from the 13th floor window in east Chicago, with a swirl of birds over her head. They could be a halo, or a storm of glass waiting to crush her.
She thinks she will be set free.
Joy Harjo “The Woman Hanging from the Thirteenth Floor Window”
When first written, the “hanging woman” referred to a middle-aged woman of Native American descent, whose despair and disempowerment the poem seemed to cry out for. Over time, the “woman hanging from the 13th floor window”¹ evolved, becoming a symbol for all tragic beings standing in an absent space. Now the ambiguity of this absent space, and the duality between tragedy and liberation in the figure hanging over the edge of the window sill, opens up another niche of possibility. Through the beautiful, colorful, yet eerily blunt attitudes and visual language of the female artists/team, DadBoyClub, Cindy Ji Hye Kim, and Woo Hannah, who stand within this gap, Two-side Love attempts to see beyond the ambivalent vines of love, perception, and value that exist within themselves and around them.
Overlaid with double-sided images and narratives, Cindy Ji Hye Kim's black-and-white paintings capture private memories and sensations that are imprinted or cascaded, oscillating between reality and fantasy. Emotions of longing and loss, affection and grief, stemming from her childhood experience as an immigrant, are linked to explorations of fear and curiosity surrounding the unconscious and the afterlife, shadow and substance, transparency and opacity, all of which are twisted and blurred to create a scene that is both dreamy and uncanny. Suspended from the ceiling in juxtaposition with a vine-like arch of branches, Thousand-Eyed Monster(2023) compels consideration of what lies in between, as the numerous silhouettes delicately drawn on the translucent screen and the frame itself are viewed from both sides or through something else. In particular, the mask situated in the center of the canvas depicts the Korean 'Bangsangsi Mask', which, in addition to the sense of mourning, functions as an iconography in which masks/disguises substitute for or conceal the real, inviting us to imagine and explore what exists beyond the physical surface and body.
Woo Hannah's sculptures, which celebrate the beauties of femininity yet challenge society's rigid definition of it, engage with contrasting values such as fragility and strength, tenderness and harshness, feminine youth and aging, and birth and death. In her work Mama Piano(2024), a giant hand clutches a round egg. The exaggerated skeleton and form of the hand, with its soft yet unsmooth surface suggesting it is amid transformation, does not reveal the identity of its bearer. The presence encased within the shell of the shadowy, elusive egg also cannot be detected.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remains indeterminate, teetering on the line between defacement and protection, suspicion and trust, love and hate.
Bleeding_Cocoa(2024), which is mounted in such a way that one is forced to look up to bring it into view, is a graceful, yet somehow chilling “flower” with the texture of a rustling, drying husk and a silhouette that resembles a sharp thorn or vine. Woo Hannah's flowers are not objects of mere admiration or sources of fragrance, but rather a strange beauty that provokes a moment's hesitation before gazing up.
DadBoyClub examines the long and persistent history of prejudice, discrimination, and violence against women and femininity through a range of media, including video. Their questions involve pathways shared by the many and even the very ways in which (anonymous) communities can form, strategically adopting contemporary viral content or popular objects and designs, and materializing them as virtual objects. DadBoyClub calls the resulting objects “weapons that reflect the fragments of pain from women's experiences,” and explicitly points out the realities they face as women. S/Z(2023), inspired by Honoré de Balzac's novella “Sarrasine” and Roland Barthes' semiotic analysis of it, explores the duality of oppression and fascination of the symbols that have constituted femininity. The conversation between S and Z, who meet on an online platform, is not just a simple exchange of language, but a rebellion and trap against the constant misreadings and misunderstandings that result from entrenched fantasies and prejudices about women(femininity). It is a whirlwind of constantly shifting hierarchies, words and objects, drifting images, concrete and vague experiences and emotions, and a fierce love that both liberates and oppresses each other.
Hyejung Jang (Curator/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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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e to a Christian background, the number 13 is considered ominous in the United States and some European countries, resulting in what is known as Triskaidekaphobia. Particularly in the United States, it is not uncommon for plans for buildings or elevators to leave out the 13th floor, making the 14th floor immediately following the 12th, or to use other notations such as 12A, T, M, etc. instead of 13, often making the 13th floor an absent floor and the number 13 a symbol of something that has been removed.
그녀는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다. 임대 아파트 콘크리트의 창틀을 꼭 붙든 그 여자의 손이 하얗게 질려 있다. 시카고 동부의 13층 창문에 매달린 그녀의 머리 위로 새들이 빙빙 돌며 난다. 그 새들은 그녀의 후광이 될 수도, 곧 그녀를 으깨 버릴 유리 폭풍이 될 수도 있다.
그녀는 해방될 거라고 믿는다.
조이 하르조,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
처음 이 시가 쓰였을 때 ‘매달린 여인’은 미국 원주민 출신의 중년 여성으로, 시는 그녀의 폐제와 절망을 호소하는 듯하였지만, 점차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는 부재하는 공간¹에 서 있는 모든 애처로운 존재의 이미저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이 부재하는 공간의 모호함과 창틀 끝자락에 매달린 모습이 지닌 비극과 해방 사이의 이중성은 또 다른 가능성의 틈새를 벌린다. 《Two-side Love》는 지금 벌어진 틈 사이에 서 있는 여성 작가/팀, 대드보이클럽, 신디 지혜 김, 우한나의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동시에 섬뜩할 만큼 직설적인 태도와 시각 언어를 통해, 그들 자신과 주변에 존재하는 이중적 사랑, 인식, 가치의 덩굴과 그것의 너머를 바라는 시도를 보여준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각인되거나 연쇄적으로 자라나는 사적인 기억과 감각을 그리는 신디 지혜 김의 흑백 회화에는 양면적 이미지와 이야기가 중첩되어 있다. 어린 시절 이주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그리움과 상실감, 애정과 비애 등의 감정은 무의식과 사후 세계를 둘러싼 두려움과 호기심, 그림자와 실체, 투명함과 불투명함 등에 대한 탐구로 연결되며, 모든 것들은 조금씩 비틀어지고 흐릿한 상태로 얽히고설켜 몽환적이면서도 으스스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나뭇가지 덩굴과 같은 아치와 병치되어 천장에 매달린 〈Thousand-Eyed Monster〉(2023)는 반투명한 화면에 섬세하게 그려진 수많은 실루엣과 프레임 자체를 양면에서 보거나, 다른 것을 거쳐서 보게 만들며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특히 화면 중앙에 배치된 가면은 우리나라의 ‘방상시탈’을 그린 것으로 이는 애도의 감각과 더불어, 가면/탈이 실체를 대신하거나 혹은 은폐하는 특성을 가진 도상으로 기능하며 물리적 표면과 신체 너머에 존재하는 것에 대해 상상하고 탐구하도록 이끈다.
여성이라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예찬하지만 동시에 그간 사회가 규정한 여성성에 대항하는 태도를 가진 우한나의 조각은 연약함과 강인함, 부드러움과 거침, 여성의 젊음과 노화, 탄생과 죽음 등과 같이 대비되는 가치를 양립시킨다. 거대한 손으로 둥근 알을 쥐고 있는 모습의 〈Mama Piano〉(2024)는, 과장된 골격과 형태, 아직 변신 중인 듯 부드럽지만 매끈하지 않은 표면의 손은 그 주인을 파악할 수 없으며, 오묘한 검은 빛의 알은 그 껍질 내부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다. 이 둘의 관계는 단숨에 규명할 수 없는 상태로 훼손과 수호의 사이, 의심과 신뢰의 사이, 사랑과 증오의 경계를 아슬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올려다볼 수밖에 없이 높게 매달린 〈Bleeding_Cocoa〉(2024)는 말라가는 껍질처럼 바스락거리는 질감과 뾰족한 가시 또는 넝쿨을 닮은 실루엣을 가진 우아하면서도 왠지 모를 서늘함을 품은 ‘꽃’이다. 우한나의 꽃은 관상의 대상이거나 그윽한 향을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올려다보기를 잠시 주저하게 하는 낯선 아름다움으로 발한다.
오랜 역사 속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는 여성(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 폭력에 대해 질문하는 대드보이클럽은 영상을 비롯하여 다양한 매체를 경유한다. 이들의 질문은 다수에게 공유되는 경로, 나아가 (익명의)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 방식 자체를 포함하며 동시대 바이럴 콘텐츠나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사물과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입양하고 가상의 사물로 형상화한다. 대드보이클럽은 이렇게 만들어진 사물을 ‘여성의 경험에서 비롯된 고통의 파편을 반영한 무기’라고 부르며, 여성으로서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노골적으로 지적한다. 영상 〈S/Z〉(2023)는 오노레 드 발자크의 중편 『사라진느』와 이를 기호학적으로 분석한 롤랑 바르트의 『S/Z』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업으로, 여성성을 구성해 온 기호들이 가진 억압과 매혹의 이중성을 탐색한다. 온라인 플랫폼을 배경으로 만난 S와 Z가 나누는 대화는 단순한 언어의 주고받음이 아닌, 견고하게 자리 잡은 여성(성)에 대한 환상과 편견에 기인한 끊임없는 오독과 오해, 그것에 맞서는 항거이며 함정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계속해서 뒤바꾸는 위계, 단어와 사물, 표류하는 이미지, 구체적이면서도 애매한 경험과 감정의 소용돌이이자 서로를 해방시키고 동시에 억압하는 지독한 사랑이다.
장혜정 (기획/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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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배경으로 인해 미국 및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숫자 13을 불길하게 생각하는 ‘13 공포증’ (Triskaidekaphobia)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건물이나 엘리베이터를 설계할 때 13층을 빼고 12층 다음이 바로 14층이 되게 하거나 13 대신 12A, T, M 등의 다른 표기를 사용하는 일이 빈번하여, 종종 13층은 부재하는 층이 되고 숫자 13은 제거 된 어떤 존재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