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포커스 :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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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 포커스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
- 02. 26 - 2019. 06. 09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2019년 첫 전시로 ≪2019 서울 포커스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를 개최한다. 서울 포커스는 매년 특정한 주제를 선정하여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반영하고, 커뮤니티 친화적인 북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확장해왔다. 이번 서울 포커스에서는 총 14명(팀)의 작가들의 작품 40여 점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 아래 훼손된 지구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미술의 언어로 살펴보고자 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끝없는 이윤 추구와 근시안적인 성장지상주의는 지구 생태계에 균열을 내고,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물종 대다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와 물은 이미 미세한 입자들에 오염되었고, 이상 기온은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재난의 징후들은 지구의 자기 조절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증언한다. 인간의 가공할 기술과 세계화는 재난의 규모를 국가와 대륙을 초월하는 것으로 만들었다. 우리의 인식과 통제를 벗어나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커지는 재난의 가능성은 이미 여기에 와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가져온 생태학적 변화로 새로운 지질시대의 도래를 논의하는 지금, 우리는 이 시대의 재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모든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질문해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구 생태 위기에서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미학적 시도들을 세 가지 층위로 나누어 소개한다. 첫 번째 층위에서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사유 방식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염지혜, 이미혜, 여운혜, 져스트 프로젝트 × 리슨투더시티, 엄아롱). 두 번째 층위에서는 인간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 지구와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삶의 태도와 예술적 실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리혁종, 우한나, 정수정, 일상의 실천, 아워레이보, 매거진 쓸). 마지막 층위에서는 위기 속에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연대하고,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갈등을 발화하고 연소하는 새로운 모습의 공동체를 상상해 본다(재주도 좋아, 황새둥지, 김명진 × 김지영). 세 개의 층위가 포개어지는 곳에서 불현듯 피어나는 밀레니얼 세대의 놀이와 축제는 기성세대의 공익 캠페인과는 구별되며, ‘소소하지만 중요한 지속 가능한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2019 서울 포커스는 작년 한 해 대두되었던 쓰레기 문제에서 시작하여 생태 문제, 그리고 그 근저의 소비문화와 자본주의에 대해 탐구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전시 제목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는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의 시 「두 번은 없다」의 한 구절에서 가져왔다. 매일 밤 새로운 색의 어둠 속 각기 다른 반짝임을 가진 별들은 사라져가는 존재의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생명의 유한함과 유일함을 인식하고 재고하는 일은 상처 입은 지구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시대 재난의 모습을 직시하고 지구와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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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나는 작품을 통해 도시인들의 이야기에 몰두해 왔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이면을 상상하고 특정한 상황을 만들어 그 안에서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작가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을 재료로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당신의 요정을 찾아 #1~#6>는 패션 산업으로 다치고 죽어가는 동물들을 수호하며 세상에 수정을 요구하는 요정들의 퍼레이드입니다. 서로 다른 키의 요정들은 봉제된 천 조각, 헌 옷, 신발, 조립식 옷걸이, 짚 풀 등 여러 속성을 지닌 다양한 물체가 섞여 제작되었습니다. 여물어가는 곡식을 천적으로부터 수호하는 허수아비와 국민과 국가를 수호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마칭걸(여성 군악 대장)의 중간 변형태인 요정은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가(OUR FAIR)를 물으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기 위해 ‘당신의 기준(요정)을 찾아’ 행동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