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lage Mélancolique_ Hannah Woo, Solo exhibition
물라쥬 멜랑콜리크
우한나 개인전
2019.10.16-11.15 Opening reception 5pm
PROJECT SPACE 사루비아다방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6길 4 지하 02.733.0440
www.sarubia.org (facebook/twitter) sarubiadabang (instagram) @sarubia_official
관람시간 화-토 12-7pm, 일 12-6pm, 월요일 휴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서울문화재단
사루비아는 미술인 회원들의 순수 기부로 운영되는 비영리 예술공간입니다.
Curator : 이관훈 Assistant curator : 문소영 Intern : 김재연
Poster design & motion graphic : 스트로크 Exhibition technician : 정기훈 조현수 최민규 최병석 Sound technician : 박이현
Objects photo : 이의록 Video recording : 이희인
Steel modeling : 오병준 Dress making : 남화영 Pattern making : 노양원
Props donator : 구혜경 김태연 박선희
Endless cheer-up : 우정수 정수정
우한나는 나름의 직관을 통해 조형언어를 구사해내는 작가다. 알 수 없는 세상에 자신을 풀어놓고, 내려놓는 힘은 창작의 과정에서 내면의 파동을 일으키고 자유로운 상상을 가능케한다. 각각의 조형언어는 독자적으로 해독 불가능하다. 이는 세상이 만든 언어의 명확성을 무화시켜 다른 상상력을 동원하며, 수많은 내밀한 이미지 조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성향을 지닌 우한나는 예측할 수 없는 시간의 여정에서 잠시 멈춰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시간의 공백을 만들고, 이 가상의 무대 위에 내면의 욕망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두 자아의 교차점을 그대로 펼쳐놓는다.
이것이 <Moulage Mélancolique(물라쥬 멜랑콜리크)>이다. 이를 구현하고자 전시장에 내부 공간인 <듀플렉스>를 조성하고, 외부 동선에 따라 작가가 직접 제작한 그림 <지휘자 시점>, 오뜨 쿠뛰르 드레스 <물라쥬 멜랑콜리크>, 대형 펜던트 모빌 <바쿠스> 등을 설치하는 동시에 각종 오브제들과 드로잉을 특유의 감각으로 공간 곳곳에 변형, 활용함으로써 공간 전체를 하나의 창작 언어로 구축해낸다. 작가는 가벽을 설치하여 두 공간을 분리시켰고, 그 중심에 ‘텅 빈 매끄러운 가짜’를 표방하며 자신의 어릴 적 거실에서 뒹굴며 놀았던 공간을 연상하는 <듀플렉스>를 위치시킨다. <듀플렉스>는 작가 자신의 욕망이자 본연의 공간이며, 가장 평안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이 자리에서 바라보는 먼 곳, 그리고 사방을 둘러싼 오브제와 그림들은 희망과 현실의 괴리감을 드러낸다. 이것은 작가가 그렇게 믿고 있는 ‘가득한 허접한 진실’로 대체되며 동시에 작가가 현실에서 이루고 싶은 이상향이다.
작가는 예전 전시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오브제(작가 자신의 다양한 인격체로 가장된 캐릭터)를 이번 전시에서는 무대극을 꾸미고 인격체가 아닌 배경의 사물로서 존재시키며, 우연을 가장한 의도된‘상황’으로 탈바꿈한다. 우한나는 누구나 겪는 두 자아를, 자신의 감정과 욕망이 야기된 극과 극 지점이 대립 혹은 교감하는 상황을 이곳에서 드러내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자기모순과 괴리의 상충적인 작업으로 표현된다. 이 모든 장면은 다소 복잡하고 미묘한 여러 감정들로 뒤섞이고 상상하기 힘든 비극 그리고 유쾌함이 공존하는 대체 불가능한 서사로 드러나지만, 두 개의 자아가 투명한 창을 마주하는 격이다.
낙관주의자인 우한나는 온전히 자기만의 세상을 꿈꾼다. 그는 이룰 수 없는 꿈에 다가가기 위해 수없이 많은 물건들을 수집하였고 소비하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고 생각의 방향성을 얻는다. 또한, 수집과 소비로 반복되는 간극은 스스로 목적을 알 수 없는 것에서 시작되지만, 작가에게는 중요한 창작의 요소가 된다. 따라서 그 간극의 긴장은 예술의, 창작의 요긴한 언어가 되고 문맥이 되어 작가를 창의적인 길로 이끈다. 그러므로 그의 내면은 그 긴장 속에서 아름다움과 자유를 지속적으로 갈망한다.
이관훈|사루비아다방 큐레이터